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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석 원장의 교육 이야기] 아들 키우기 왜 이렇게 힘들어요?

어떤 엄마가 눈물을 글썽이며 하소연을 했다. 선생님 왜 아들 키우기가 이렇게 힘든건가요? 말인즉, 춥다고 옷 좀 두껍게 입고 학교를 가라고 하면 반바지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집 밖으로 나서고, 밥이 따뜻할 때 먹으라고 하면 다 식고 나서 차졌을 때 먹고, 일찍 자라고 하면 밤을 새워서 컴퓨터 게임을 한단다. 5학년때까지만 해도 귀엽고 말을 잘 들었는데, 이제 8학년이 되니까 말도 안 듣고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한다고 한다. 원수도 그런 원수가 없다. 정말 속이 터져서 너죽고 나죽자라고 할 판이다. 그래서 되 물었다. “집의 벽에 구멍이 났나요?”, “아니요.”, “911 불러서 emergency 갔었나요?”, “아니요.”, “그럼 감사하세요. 그만하길 다행으로 여기세요.” 사내 아이들은 6학년부터 9학년 까지 키우기가 제일 힘들다. 호르몬 변화로 인하여 힘이 왕성해 지고 키도 부쩍 자란다. 먹기도 얼마나 먹는지 조금전에 먹였는데 또 금방 배고프단다. 전에는 자기보다 훨씬 컷던 엄마가 상대적으로 작아지기 시작하고, 엄마가 하는 말과 행동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힘도 없고 별로 똑똑한 것 같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말도 들어보면 한심해 보인다. 그렇게 좋기만 하던 엄마가 별 볼일 없어진 것이다. 더군다나 자기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면 말도 듣기 싫고 어떨때는 하라는 것 정반대로 하고 싶은 생각이 샘 솟는다. 그러면, 이런 아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우선 첫째로 기대감을 내려 놓아야 한다. 어렸을 적에 말을 잘 듣고 착했었다고 지금도 그래 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버려야 하는 것이다. 그냥 잘 살아 있음에 감사하면 아들이 매우 귀해 보일 것이다. 둘째는 잘 보이는 곳에 앉아서 책을 읽는다. 엄마도 책을 읽는 교양 있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매일 잔소리만 하는 앵무새처럼 여기지 않도록 말이다. 셋째로, 말을 걸어올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라. 좋은 말이든 듣기 싫은 말이든 무엇이든 듣고 싶지 않은 나이다. 그러나 책을 읽고 있는 엄마에게 다가올 순간이 있을 것이다. 넷째로 엄마는 너를 사랑한다, 너를 믿는다라는 쪽지를 적어서 아들이 사용하는 화장실 거울에 붙여 놓는다. 그래야먄 엄마의 사랑을 진정으로 느끼게 된다. 다섯째로,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고 여긴다. 지금은 컴컴한 터널을 지나는 것 같지만 사춘기는 얼마 안가서 끝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석봉이나 율곡 이이같은 아들을 만들고 싶으면 신사임당과 같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 매일 한국 드라마나 보고 친구들이랑 어울려 떠들고 노는 시간을 보내면서 아들은 훌륭하게 커주었으면 하고 바란다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 아닐까? 엄마들이여 깊이 한번 자성해 봄이 어떨까? 훌륭한 아들은 훌륭한 엄마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문의: 703-255-5555, 703-909-9780(문자)

2018-01-22

[심동석 원장의 교육 이야기] 알파와 오메가

2018년을 맞았다. 연말연시가 되면 떠오르는 단어들 중에 알파와 오메가가 있다. 알파와 오메가는 헬라어에서 시작과 끝을 뜻한다. 영어로 말하자면 A와 Z가 되겠는데, 시간적 개념으로는 처음과 마지막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며 공간적 개념으로는 제일 작은 개체에서부터 전 우주를 포함하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한해의 시작이 있고 끝이 있으며 우리 개개인의 생명도, 학교도, 직장에도 시작과 끝이 있다. 영어 알파벳에 B, C, D 가 있다. 인간의 탄생을 B(Birth)로 보고 죽음을D(Death) 로 본다면, 그 중간에 C 가 있다. C 는 영어 단어 Choice의 첫글자이다. 다시 말하면 인류의 절대자가 알파와 오메가를 주관한다면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수만가지 선택을 한다.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서부터 평생의 배우자를 선택하는 중대사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선택을 하게 되는데, 특히 학생들은 여러 대학들 중에서 가고 싶은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꼭 가고 싶은 대학에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합격한 학교 중 어느 학교로 갈지 최종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잘못 선택한 것 같은 일이 나중에 잘 풀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모든일이 항상 계획한대로 된다는 보장도 없고 계획하지 않았는데도 잘 되지 말라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며칠 전 한국서 할머니 엄마 그리고 딸 삼세대가 함께 목욕하러 갔다가 건물에 불이 나면서 한꺼번에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 날 아침 딸이 오늘은 목욕하기 싫다고 했을 수도 있고, 할머니가 오늘 너무 추우니까 다른 날 가자고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선택은 목욕을 가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기에 세 사람이 같이 등을 서로 오손도손 밀어주며 삼세대가 좋은 시간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화재가 발생해 모두가 질식사를 하고 말았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삶과 선택의 제한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Birth(B) 와 Death(D) 사이에 수많은 Choice(C) 가 있지만 우리 삶을 주관하는 절대자인 알파와 오메가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Eternity(E) 를 모르기에 삶의 모든 영역에서 충만함을 Fullness(F) 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선택을 하더라도 우리의 삶을 주관하시는 절대자가 있음을 인정하고 그 분이주시는 삶의 풍성함을 누려야 할 것이다. 2017년 1월을 시작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18년이라니! 아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다른 해도 그랬겠지만 금년에는 세상이 더욱 시끄러웠던 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삶의 영속성 가운데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 결과는 아무도 모르고 오직 절대자의 처분에 달려 있다는 겸허한 생각을 가진다면 2018년에는 모든 다반사들이 한층 더 감사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알파와 오메가가 역사하는 섭리이기 때문이다. ▷문의: 703-255-5555, 703-909-9780(문자)

2018-01-08

[심동석 원장의 교육 이야기]천재들의 공부법

몇 달 전에 유태인 학생 두 명이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둘 다 8학년인데 12학년이 배우는 칼큘러스를 온라인 수업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엄마의 말인즉 학교에서는 이 학생들을 가르칠만한 선생님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수학 경시 대회는 수십 개가 있지만 가장 인정을 받고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회는 American Math Competition(AMC)이다. AMC 경시대회는 8학년~12학년까지 해당 학년 별로 응시할 수 있는 AMC8, AMC10, AMC12로 나뉘어 지고 이들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학생들만 모아서 치르는 시험이 AIME이다. 그런데 두 학생 다 얼마나 똑똑한지 힌트만 조금 주면 그 어렵다는 AIME 문제도 척척 풀어냈다. 따라서 현재 이 조그맣고 귀여운 두 학생들은 8학년이지만 이미 AMC12를 통과하고 AIME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하루는 매우 어려운 기하문제를 푸는데 한 녀석이 손을 들었다. 뭐냐고 물으니 더 쉽게 푸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미심쩍었지만 한번 나와서 풀어보라고 했다. 녀석은 그 난이도가 지나칠 정도로 어려운 수학 문제를 프톨레미 정리를 이용하며 쉽게 풀어냈다. 프톨레미 정리를 유도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칠판을 꽉 채워서 쓰고도 자리가 모자라 지워가면서 끝까지 유도해냈다. 가히 충격적이었다. 아니 아인슈타인이 살아 돌아온 느낌이랄까 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유클리드, 라그란지, 테일러, 스토우크스, 그린법칙이 내 머릿속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그 천재들을 내 눈 앞에서 보고 있는 느낌이 와 닿았다. 그 다음 것, 또 그 다음 것을 계속 물어보는데 하나도 틀리지 않고 고등 수학 정리와 법칙을 유도해내는 것이 아닌가? 이 학생 엄마에게 학생들이 평상시에 어떻게 생활하며 공부하는지 물었더니 어떠한 것에 흥미를 가지면 끝까지 파헤치고야 마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가끔 저녁때 조용해서 살짝 방에 들어가 보면 그 어렵다는 고등 물리학 문제를 끙끙거리면서 풀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 말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보면 그 아이의 나이에 맞게 너무도 평범하고 가끔은 어디에 나사가 하나 빠진 것처럼 허술해 보이기도 한데, 머리는 기가 막히게 돌아갔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어안이 벙벙한 채로 저녁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서재로 들어갔다. 그 동안 들여다 보지 못해서 먼지가 뽀얗게 쌓인 책을 일일이 들춰보면서 왜 조금만 더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회심에 젖었다. 그래도 그 학생의 선생님인데 뭔가 가르쳐야 할 의무감이 생기고 학생보다는 나아야 할 텐데 하는 마음이 들어서일까? 오랫동안 방구석에 쳐 밖아 놓았던 먼지 쌓인 책들이 지문으로 얼룩지기 시작했다. 그 옛날에 이해를 못하고 지나갔던 증명을 보여줄 선생님(?)이 나타난 것이 아닐까? ▷문의: 703-255-5555, 703-909-9780(문자) 심동석 / 아인슈타인 학원 원장

2017-12-04

[심동석 원장의 교육 이야기]부부가 행복해야

한 학생이 너무 우울해 보였다. 자신감도 없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어 보였다. 물론 학교 성적도 바닥에서 헤매고 있었다. 머릿속에 무슨 생각들이 그렇게 많은지 전혀 집중을 못 하고 있었다. 설명해도 못 알아듣고 다시 설명해 달라고 하기가 일수다. 눈을 자세하게 보니 똑바로 못 보고 눈치를 살핀다. 엄마 아빠는 잘 지내시냐고 물었다. 그러자 엄마 아빠는 같이 안 산다고 한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물으니 초등학교 2-3학년 때 엄마 아빠가 엄청 싸우고 아버지가 집을 나갔다고 한다. 어린 마음에 매우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은 것이다. 엄마 아빠가 된통 싸우는 동안 자기 방에 들어가서 무서워 떨면서 울었다고 한다. 그 후로부터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되었고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왔다고 한다. 통계에 의하면 청소년 범죄자의 70퍼센트 정도가 파탄 난 가정의 자녀들이라고 한다. 가장 정서적으로 안정된 시간을 보내야 할 때 큰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들이 범죄를 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골이 깊은 상처로 남아 사회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에 여러 차례에 걸쳐 총기를 난사해서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사건들이 있었다. 불특정 다수에게 그런 무자비한 총격을 가하는 것은 그들 마음 깊은 곳에 치유되지 않은 엄청난 상처가 자리 잡고 있으리라. 혼자된 외톨이라는 자괴감과 어렸을 때 받았던 상처들이 쌓여서 우발적이 아닌 치밀한 계획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부부가 살다 보면 의견 충돌로 인하여 다툴 수도 있고 크게 싸울 수도 있다. 사소한 일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에 폭발한다. 그런 상황에 이르게 되면 지켜보는 자녀들은 엄청난 상처를 받게 된다. 어린 가슴에 못을 박게 되는 것이다. 큰 상처 때문에 우울함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살기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학원에 와서 펑펑 우는 학생을 볼 때마다 가슴이 쓰려 온다. 그들은 자기 속마음을 내놓고 응어리진 것들을 털어버려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자녀들의 성적이 떨어지면 야단을 치기 이전에 다소곳이 아주 부드럽게 물어야 한다. 무슨 어려운 일이 있는지 아니면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털어놓을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좋은 대학에 꼭 안 가더라도 좋은 심성을 가지고 자라는 것이 백배 낫다. 나쁜 심성으로 좋은 대학을 나와봐야 사고를 치면 더 크게 칠 수도 있다. 2017년도 이제 거의 끝나 마지막 달로 접어든다. 돌이켜 보면 세상 곳곳에서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사고와 재난들이 점철된 한해였다. 각 가정에서 부부들이 싸울 때 조용히 대화하고 순간마다 화해하고 지나갔더라면 큰 사고들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자녀들이 잠이 들고 난 이후에 부부가 조용히 하루를 돌아보며 오해를 풀고 품었던 나쁜 감정들을 매일 밤 풀고 잠자리에 들 수 있다면, 아마도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으리라. 자녀들은 행복한 부모를 바라보고 자라면서 좋은 심성을 품게 되기 때문이다. ▷문의: 703-255-5555, 703-909-9780(문자) 심동석 / 아인슈타인 학원 원장

2017-11-29

[심동석 원장의 교육이야기]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것

오늘은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그토록 갈망하면서 맞고 싶어 했던 소중한 날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그 날을 맞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소중한 날인가? 며칠 전에 가깝게 알고 지내는 분이 나이 50이 넘어서 법과대학원에 진학한다고 한다. 남들은 은퇴를 생각하기 시작할 나이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열정과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대부분의 사람이 현재 상황에 안주하고 싶어할 때 모든 것을 던지고 뛰어드는 과감한 도전인 것이다. 수학 과목 중 미적분학(calculus)에는 ‘리밑’(limit)이라는 개념이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어떤 수가 어디에 가까이 가기는 하지만 그 숫자에는 영원히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이 땅에 떨어져서 반 정도 튀어 올라오는 과정이 되풀이되면 이론적으로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눈으로 보는 공은 멈추어 보이지만 원자적인 눈으로 보면 계속 움직이고 있다. 바로 무한 개념이다. 우리의 인생은 원자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 무한 개념을 도입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심장이 멎어서 사망선고를 받지만, 이론적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무한세계에 계속해서 끊임없이 다가가고 있다. 따라서 인생이 끝나고 있다는 생각은 자신에게 좌절과 절망만 안겨줄 뿐이다. 12학년 학생이 찾아와서 지금부터 공부하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에 대한 답은 당연히 “No”이다. 아니 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빠른 것이다. 그것은 바로 지금이 무한 세계의 시작지점이므로 절대 늦지 않은 것이다. 어떤 사람이 본인의 인생이 다 끝나간다고 생각할 때, 다른 사람은 무엇인가를 새로이 시작한다. 따라서 80세 생일을 맞은 사람이 남은 생을 절망하면서 사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까는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다.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든다는 것을 무한 개념으로 정리해보면 인생의 가장 최악의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과 가장 최고의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이 거의 같아질 때가 정말 하늘의 경지에 다다른 인격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죽음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아주 여유가 있고, 최고로 성공해서 기쁠 때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인격이야말로 무한 경지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따라서 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빠른 것임을 염두에 두고 오늘도 생명을 주신 전능자에게 감사하며 귀한 시작을 하는 모두가 되기를 바란다. 좋은 관계의 시작, 새로운 도전의 시작, 세계 평화의 시작, 새 삶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무한 세계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심동석 / 아인슈타인 학원 원장

2017-08-15

[심동석 원장의 진학 칼럼]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용서할 때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 일이 하나 있다. 박정희 유신정권시절 고등학교를 다녔던 나는, 머리도 빡빡 밀고 엄격한 규율 안에서 생활해야 했다. 조금이라도 규율을 어기면 선생님께 흠씬 두들겨 맞곤 했으니 당시는 그야말로 선생님은 하늘, 학생은 고양이 앞의 쥐 신세였다. 하루는 비가 엄청 쏟아졌다. 우산을 깜빡 잊고 안 가져가서 하굣길에 쏟아지는 비를 몽땅 맞아 모자, 교복, 신발, 가방 등 모두 물에 젖어버렸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니 교복과 모자는 말랐는데 신발은 아직도 물기가 흥건했다. 순간 난감해 하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당신의 명품 수제구두를 선뜻 내주며 신고 가라 하셨다. 나는 마치 아버지라도 된 냥 들뜬 기분으로 학교에 들어섰다. 그런데 학교에서도 악명이 높기로 유명한 생활지도 주임선생님에게 딱 걸리고 말았다. 학생화 외에는 다른 신발을 신으면 안 되는 규율을 어긴 게 이유였다. 손가락으로 나를 불러 세우고는 다짜고짜 나의 무릎 밑을 걷어차고, 엎드려뻗쳐를 시켜서 몽둥이로 몇 차례 엉덩이를 때렸다. 어제 비에 신발이 흠뻑 젖어 신고 올 신발이 없었다는 이유는 변명으로 치부되고 되레 더 매 타작을 당했다. 그리고 신발을 빼앗긴 채 맨발로 교실에 가야 했다. 하루 종일 맨발, 심지어 재래식 화장실 마저 맨발로 다녔다. 그렇게 하루 수업을 마치고 구두를 찾으러 생활지도부에 들렀다. 신발을 돌려 달랬더니 선생님 왈 “그냥 집에 가”라고 했다. 정말 기가 막혔지만 도리가 없었다.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골목에서도 버스에서도 매우 치욕적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매일 걷는 시장 길을 지나치는데 그날 따라 생선 냄새는 또 왜 그리 비릿한지. 게다가 지나가는 여학생들은 깔깔 대고 비웃는데, 집에 가는 길이 천리 만리처럼 멀게 느껴졌다. 선생님이 너무 미웠다. 다음날, 아버지가 구두는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다. 선생님한테 빼앗겼다고 하니 오늘 돌려 주실 거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날 아침…… 생활지도 주임선생님이 교문 앞에서 아버지 구두를 신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눈물이 핑 돌면서 화가 치밀었다. 선생님을 도무지 용서할 수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께 자초지종을 말씀 드렸다. 그런데 의외로 아버지는 나를 타이르며 다독거려 주셨다. 선생님한테 그냥 선물한 셈 치라고. 그날 아버지는 용서하신 것이다. 도리어 그 동안 선생님께 감사인사 하지 못한 걸 미안해 하셨다. 다음날 다시 학교를 가서 아버지 구두를 신고 있는 선생님께 ‘아버지가 드리는 감사 선물’이라고 말씀을 전해드렸다. 그런데 방과 후 선생님이 나를 부르더니 구두를 돌려주며 미안하다 하셨다. 이 세상에 우리가 용서 못할 사람은 없다. 누군가를 용서할 때 우리는 그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나는 이렇게 아버지로부터 용서는 사랑을 낳고 사랑은 용서를 낳는다는 걸 배웠다. 이제 아버지 연세가 아흔이시다. 비 오는 아침이면 종종 그 구두 사건이 생각나면서 아버지가 보고 싶다. 내게 용서의 미덕을 가르쳐 주신 아버지……. ▷문의: 703-255-5555, 703-909-9780(문자)

2017-06-02

[심동석 원장의 진학 칼럼]배려 교육은 아직도 먼 길?

며칠 전 한인 마켓에 두어가지 물건 살 일이 있어 들렀다. 연휴라 그런지 사람이 북적거렸다. 10개 미만이라고 쓰여 있는 계산대에서 기다리며 살펴보니 나의 두 사람 앞에 서 있는 청년이 바구니 안에 수십 개의 물건을 가지고 줄을 서 있었다. 분명 10개 미만이라고 쓰여 있는데 무슨 행동이란 말인가! 무슨 급한 일이 있겠지 하면서도 참지 못해 그 청년에게 다가가 “이 줄은 10개 미만인데요” 하고 말을 건네자, 여자친구와 반반 나누어 살 거라 각각 10개가 안 된다고 했다. 조금 후에 여자친구가 손에 물건 두어 개를 더 들고 황급히 계산대로 달려왔다. 그 사이 줄은 더 길어져서 한두 개씩 물건을 든 사람들이 열 명 넘게 줄을 서 있었다. 그렇게 그 두 사람의 차례가 되어 계산하는데, 이번에는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칼날 같은 시선은 아랑곳없이 점원과 끊임없이 수다를 떨었다. 다른 계산대도 줄이 만만찮아서 줄을 바꿀 수도 없고 그 자리에 꼼짝없이 서서 기다려야만 했다. 이때 인도 사람 한 명이 기다리다 지쳤는지 사려던 물건을 팽개치고 뭐라고 투덜거리며 줄을 비집고 빠져나갔다. 내 차례가 돌아와서 계산대 직원에게 “10개 미만이라는 사인을 붙여놨으면 지켜야지 지키지 않는 사람을 계산해주면 사인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물었더니 직원의 답이 “한국 사람들은 유독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해놓은 법에 예외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한국의 모든 교육은 특별 의식 교육이다. 개개인이 특별 계층 사람이라는 걸 가르치는 교육인 셈이다. 즉,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하면 된다는 식의 특별 의식 교육이 정유라를 만들었고 그와 비슷한 사람들을 계속 만들어 가고 있다. 한국 교육은 이제 밑바닥부터 뜯어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배려 교육이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고 배려하는 교육을 하는 것이다. 질서를 지키고 법을 따르게 하며, 나란 사람이 공동체의 일원임을 철저히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어렸을 때 역사 시간에 배운 내용 중 한민족이 이 세상에서 최고의 민족이요, 다른 나라는 우리보다 못하다는 것이 있었다. 또 학교 대항 체육대회를 해도 우리는 좋은 팀이니 상대방 나쁜 팀을 짓밟아야 한다는 걸 교육받았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야말로 너는 죽고 나는 살아야 한다는 지극히 후진적 발상이었다. 그러한 성공 지향적인 교육이 만들어 낸 나만의 특별 의식 구조가 결국 조그마한 마켓에서 규칙을 어기는 것에서부터 대학 입학 비리로까지 번지는 근원이 아니겠는가! 마켓에서 내 박스 안에 들어 있는 과일을 좋은 것으로 바꿔치기 하면, 다음 사람은 썩은 것을 먹으라는 건가? 아주 작은 것에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이 큰일에도 배려할 줄 아는 것은 삶의 변함없는 진리다. 대한의 자손들이여, 작은 일에라도 배려하는 훈련을 하자. 작은 규칙이라도 잘 지키자. 줄을 서서 기다리자. 그래서 세계 어디서든지 대한의 자손들이 칭찬받는 민족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심동석 원장/아인슈타인 학원

201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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